기이한 법률

세계 각국의 기이한 법률: 게임과 장난감을 규제한다니...

FutureMakeit 2025. 8. 18. 09:09

게임과 장난감은 오랫동안 인류의 놀이 문화와 여가 생활을 풍요롭게 해온 중요한 요소다. 어린아이들에게 장난감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학습과 발달을 돕는 도구이며, 성인에게 게임은 사회적 교류와 스트레스 해소의 장치가 되어왔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는 특정 게임이나 장난감이 법으로 금지되거나 엄격히 규제된 사례가 존재한다.

세계에서 시행된 게임과 장남감 규제 관련 기이한 법률 모음

 

우리의 상식으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규제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각국의 사회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을 들여다보면 나름의 이유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국가는 게임이 도박과 연결될 가능성을 우려해 보드게임을 제한했으며, 다른 국가는 아동의 안전 문제나 사회 질서 유지라는 이유로 특정 장난감을 금지하기도 했다. 또한 전자게임의 경우, 지나친 몰입이 교육에 해롭다고 판단하거나 폭력성 문제를 우려해 국가 차원에서 규제한 사례도 많다.

이러한 법률들은 한편으로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가 개인의 놀이 선택까지 개입하는 기이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실제로 시행되었던 게임과 장난감 규제 사례를 살펴보고, 그 법률이 만들어진 배경과 사회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탐구해 보려 한다.

 

1. 중국 – 청소년 게임 시간 제한 제도

중국은 세계 최대의 게임 시장을 보유한 국가이지만, 동시에 가장 강력한 게임 규제를 시행하는 나라 중 하나다. 청소년의 학업 저하와 인터넷 중독 문제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자,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했다. 특히 2021년부터는 만 18세 미만 청소년이 평일에는 게임을 할 수 없고, 주말과 공휴일에만 하루 1시간씩 접속이 허용되도록 법을 강화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중국 청소년들은 금요일 저녁 8시부터 9시 사이에 대거 온라인 게임에 몰려 서버가 폭주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부모 세대는 이 정책을 환영했지만, 청소년과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규정하며, 사회적 생산성과 공공 질서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게임 제한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의 여가 생활까지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이한 법률로 꼽힌다.

 

2. 그리스 – 전자게임 전면 금지 사건

2002년, 그리스는 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전자게임을 공공장소에서 금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본래 목적은 슬롯머신이나 불법 도박 게임을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법률 문구가 모호하게 작성되면서 가정용 콘솔 게임, 온라인 게임, 심지어 인터넷 카페에서의 간단한 카드게임까지 모두 불법으로 해석되었다. 이로 인해 당시 아테네의 인터넷 카페에서는 손님들이 간단히 체스를 온라인으로 즐기다 경찰에 체포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언론에서는 이를 '그리스의 게임 금지 광풍'이라고 비판했고, 유럽연합(EU)에서도 과잉 규제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몇 년 뒤 법률이 완화되었지만,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는 국가가 게임을 전면 금지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례로 남았다.

 

3. 미국 – 장난감 총기 안전 규제

미국은 총기 소유가 합법인 사회적 특수성 때문에 장난감 총기 규제가 특히 강력하다. 1980~1990년대에는 실제 총기와 구분이 어려운 장난감 총기 때문에 경찰이 오인 사격을 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여러 아동과 청소년이 목숨을 잃자, 연방 정부는 장난감 총기 총구에 반드시 주황색 플라스틱 마개를 부착하도록 의무화했다. 현재도 총구 마개가 없는 장난감 총기는 판매 자체가 금지되며, 일부 주에서는 BB탄 총이나 페인트볼 장비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 법은 단순히 아동 안전을 위한 장치일 뿐 아니라, 총기 사회가 낳은 비극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4. 일본 – 칼과 유사한 장난감 규제

일본은 세계적으로 아동 안전 기준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장난감 규제에도 엄격하다. 특히 칼이나 무기 형태의 장난감은 안전 인증을 받지 않으면 유통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금속으로 된 장난감 칼이나 고성능 새총은 장난감이라 하더라도 판매가 제한된다. 이러한 규제는 과거 아동이 장난감 칼을 사용하다가 큰 사고로 이어진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강화되었다. 현재 일본에서는 'ST 마크'라는 안전 인증 마크가 없는 장난감은 공식 매장에서 판매될 수 없으며, 위반 시 제조사와 판매자가 법적 책임을 진다.

 

5. 북한 – 서양식 게임 금지

북한은 놀이마저도 이념적 틀 안에서 관리한다. 서양 문화를 상징하는 체스, 포커, 트럼프 카드 같은 게임은 일반 주민에게 금지되어 있다. 북한은 이러한 보드게임을 '부르주아 문화의 산물'이라고 규정하며 체제 유지와 사회주의 가치관 확립에 해롭다고 본다. 대신 주민들은 명절이나 집단 행사에서 윷놀이 같은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거나, 당국이 장려하는 체육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규제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사상 통제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매우 기이한 법률로 여겨진다.

 

6. 싱가포르 – 무기형 장난감 강력 규제

싱가포르는 세계적으로 질서와 안전을 중시하는 나라답게 장난감 규제도 매우 철저하다. 특히 BB건이나 고출력 레이저 포인터는 장난감이 아니라 '잠재적 무기'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해당 제품을 허가 없이 소지하거나 판매하면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로 관광객이 BB건을 기념품으로 반입하려다 공항 세관에서 적발되어 벌금을 내고 압수당한 사례도 있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러한 규제가 엄격하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작은 규제 하나가 사회 전체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7. 사우디아라비아 – 종교적 이유로 특정 게임 금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종교적 가치와 충돌한다고 판단되는 게임이나 장난감이 금지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켓몬 카드다. 사우디 종교 당국은 포켓몬 카드가 '진화' 개념을 담고 있어 이슬람 교리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또 일부 보드게임은 도박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금지되었다. 외국인에게는 낯설고 기이하게 보이지만, 사우디 사회에서는 종교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게임과 장난감 규제 사례 요약표

번호 국가/지역 규제 대상 제정 이유 특징/사례
1 중국 청소년 온라인 게임 중독 방지 주말·공휴일 하루 1시간 제한
2 그리스 모든 전자게임 도박 방지 PC방 게임까지 전면 금지, 국제 논란
3 미국 장난감 총기 안전 문제 주황색 마개 의무화
4 일본 위험 장난감 아동 안전 칼·슬링샷 규제
5 북한 서양식 보드게임 이념 통제 체스·포커 금지
6 싱가포르 BB건·레이저포인터 공공질서 무기류 수준 규제
7 사우디아라비아 포켓몬 카드·보드게임 종교적 이유 진화 개념, 도박 연상 금지

 

게임과 장난감을 규제하는 기이한 법률의 사회적 의미

게임과 장난감을 규제하는 기이한 법률은 단순히 '놀이를 막는 규제'가 아니다. 이는 각 사회가 직면한 현실과 가치를 반영하는 법적 장치다. 중국의 청소년 게임 시간 제한은 교육과 사회적 생산성을 우선시하는 정책적 선택이며, 그리스의 전자게임 전면 금지는 도박 문제를 해결하려다 과도한 규제로 이어진 사례다. 미국과 일본의 장난감 안전 규제는 과거의 사고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아동 보호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규제는 정치적·종교적 이유가 강하게 작용해, 놀이조차 체제와 이념의 틀 안에서만 허용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법률들은 해당 사회 내에서 질서 유지, 사회 안정, 문화적 정체성 강화라는 명분을 가진다. 결국 게임과 장난감 규제는 사회가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놀이의 자유도 상황과 문화에 따라 제약될 수 있으며, 이는 세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여행자나 외국인이라면 이러한 규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고,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