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단순히 머무는 공간을 넘어 한 사람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러나 어떤 나라에서는 개인의 주거 선택이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집의 색상, 외관, 높이, 구조와 같은 세부적인 요소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법률에 의해 엄격히 규제되기도 한다. 이러한 규제들은 우리의 상식에서는 다소 특이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문화 내에서는 도시 미관을 유지하거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나아가 공동체적 일체감을 강화하기 위한 필요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를 들어, 지중해의 그리스 산토리니에서는 집을 흰색과 파란색으로만 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으며, 프랑스 일부 지방에서는 건물 외벽 재료나 지붕 경사각까지 세세하게 제한한다. 또 독일의 전원 마을에서는 집의 높이가 교회의 첨탑보다 높아서는 안 ..